부자 공부

엔비디아, 25년 신화는 계속 될까?

팔머부부 2024. 6. 28. 01:33
728x90
반응형

엔비디아가 지난 18일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기업 자리에 올라섰습니다.

시가총액(전체주식 가치의 합) 기준 세계 1위를 기록한 것입니다. 이후 다시 마이크로소프트에 1위 자리를 내주고, 애플에 2등도 내주는 등 엔비디아가 남긴 역사적 기록들은 계속해서 뉴스에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가장 핫한 기업 엔비디아 이야기를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엔비디아(NVIDIA)

엔비디아는 그래픽 처리 장치(GPU)와 인공지능(AI) 기술을 개발하는 미국의 다국적 기술회사입니다. 1993년 젠슨황, 크리스 말라초프스키, 커티스 프리엠에 의해 설립되었습니다.

 

엔비디아 신화 이끈 '젠새너티'

역사상 시가총액 3조 달러를 넘긴 기업은 MS와 애플, 엔비디아뿐입니다. 엔비디아는 주식시장에 상장한 이후 시가총액 3조 달러(약 4167조 원) 고지를 당성하기 까지 25년 4개월이 걸렸습니다. MS는 37년 10개월 애플은 42년 6개월이 걸렸죠, 엔비디아가 압도적으로 빠른 성장을 이룬 겁니다.

 

이 성장을 이룬 엔비디아의 창업자인 젠슨 황 CEO는 최근 그의 이름과 '인새너티(insanityㆍ광기)'를 합성한 '잰 새너티'라는 신조어가 생겼을 정도로 엄청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황 CEO는 1963년 대만 남부 타이난에서 태어나 어렸을 때 부모와 함께 미국으로 건너간 이민자입니다. 스탠퍼드대 강연에서 '설거지와 화장실 청소를 많이 했다. 여기에 있는 여러분 모두를 합한 것보다 화장실 청소를 많이 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후 황 CEO는 오리건주립대를 졸업해 실리콘밸리에서 반도체 회사에 취업을 했고, 여기서 엔비디아 공동창업자인 크리스 말라초프스키와 커티스 프리엠을 만났습니다. 1993년 회사를 그만두고 창업한 세 사람이 한 식당의 테이블을 사무실 삼아 일했다는 일화는 유명합니다. 음식을 시키지 않고 회의하다 쫓겨난 적도 있다고 합니다.

젠슨황 CEO와 공동창업자들이 엔비디아 창업 초기에 함께 일한 식당 '데니스'의 테이블, 식당 측은 이곳을 '1조 달러 기업을 만들어 낸 자리'로 헌정함(사진 출처 - 매일경제)

완전히 스스로 일궈낸 성공이어서 일까요? 백발의 머리를 하고 검은색 가죽재킷을 마치 유니폼처럼 착용하는 그는 세계적인 '록스타'에 비견될 만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 유력 언론인 CNN은 "젠슨 황은 한 명의 글로벌 '록스타'다"라고 평가했고, 메타 CEO 인 마크 저크버그는 젠슨 황을 두고 "기술업계의 테일러 스위프트"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순탄치 않았던 초기 엔비디아

젠슨 황 CEO 가 '광기'에 비견되는 인기를 얻은 건 고난과 실패를 겪으면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창업 4년 차에는 직원들 월급 줄 돈도 없어 파산 직전까지 갔을 정도였답니다. 당시 황 CEO가 대만의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인  TSMC에 '우리의 가능성을 믿고 첫 반도체를 만들어 달라'라고 편지를 쓴 일화는 유명합니다. 그의 진심을 담은 편지를 읽은 모리스창 TSMC 창업자는 젠슨 황을 파트너로 받아줬고, 이 인연은 30년 넘게 흐른 지금까지 이어져 인공지능(AI)용 반도체 시장을 장악한 엔비디아-TSMC동맹을 탄생시켰습니다.

 

엔비디아는 1999년 '지포스'라는 PC용 그래픽처리장치(GPU)로 시장 1위 사업자가 된 후 주식시장에 상장하는 데 성공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PC용 게임을 위한 그래픽카드를 만드는 회사에 불과했기 때문에 게임시장에 완전히 의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엔비디아의 기업가치는 10년 전만 해도 100억 달러(13조 8800억 원) 수준에 불과했습니다. 물론 성공적인 기업이었지만, 반도체 업계에선 어쩔 수 없는 '비주류'였습니다.

 


챗GPT가 바꿔 놓은 분위기

하지만 황 CEO는 병렬처리에 강한 GPU가 슈퍼컴퓨터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낼 것이라고 믿었고, 결국  AI학습에 GPU가 탑재된 슈퍼컴퓨터가 사용되며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2022년 11월 챗GPT가 등장한 이후 1년 동안 성장한 기록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매출은 3배, 순이익은 7배 이상 급증했고, 주가는 3배 이상 올랐습니다. 2015년과 현재 주가를 비교하면 300배 이상 성장했습니다.

엔비디아의 GPU는 사실상  AI용 반도체 시장을 장악한 상태입니다. GPU를 쓸 수 있도록 돕는 소프트웨어인  '쿠다(CUDA)'까지 2006년에 일찌감치 만들고 무료로 제공해 왔습니다. 덕분에 전 세계 개발자 470만 명 이상이 사용하는 거대한 생태계를 이뤘습니다. 하드웨어(AI용 반도체)도 가장 잘 만드는데 개발자들이 선호하는 소프트웨어까지 보유했으니, 경쟁력은 압도적일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AI열풍 이후 엔비디아의 행보는 거침이 없어보입니다.  AI 반도체 시장의 80% 이상을 장악했죠.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도 "지금 (엔비디아)의  GPU는 마약보다 구하기 어렵다"라고 말했을 정도입니다. AI반도체 중 핵심 상품인 'H100'은 개당 가격이 3만 달러 (약 4157만 원)에 달하는데도 세계적 기업들이 최소 6개월씩은 기다렸다 구매하고 있다고 합니다.

 


엔비디아에게 시스코의 향기가?

세계적인 AI열풍이 워낙 거세고, 그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존재감이 크다 보니 당분간 이 기세가 꺾이지 않을 거라고 분석하는 전문가들이 많습니다. 특히 금융계에서는 '성장세는 이어질 것'이라 보는 낙관론을 주로 펴고 있습니다. 얼마 전 미국 경제 전문매체인 '포천(Fortune)은 최근 전문가들의 전망을 근거로 "엔비디아 주가가 지금보다 3배 이상 급등해 시가총액 10조 달러를 돌파할 것"이라고 보도했다고 합니다.

 

다만 단기간에 너무 올라버린 엔비디아의 주가를 보며 '시스코(CISCO)'의 사례를 들어 경고하는 목소리도 자주 들려오기 시작했습니다. 네트워크 장비를 만드는 미국 기업인 시스코는 기록적인 주가 급등이 일어날 때마다 소환되는 회사입니다. 시스코는 1995년부터 2000년 사이에 발생하는 '닷컴버블'시대의 주인공인데, 인터넷이 막 대중화되던 당시에는 요즘의 AI광풍처럼 인터넷 관련 기업이면 주가가 폭등하는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인터넷 시대에 꼭 필요한 ' 네트워크 장비'를 팔던 시스코는 지급의 엔비디아처럼 엄청난 주목을 받았습니다. 기업들이 너도나도 인터넷 장비에 투자하느냐 바빴으니까요.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닷컴버블 초기인 1995년에 2달러 미만이던 시스코의 주가는 2000년 3월엔 80달러까지 상승했습니다. 이때 시스코도 엔비디아처럼 세계 시가총액 1위를 달성했습니다.

하지만 닷컴버블이 꺼지며 시스코의 가치는 폭락했습니다. 80달러를 넘겼던 주가는 약 1년 만에 10달러 수준이 되어버렸습니다. 시스코의 사업이 망한 건 아니었습니다. 닷컴버블이 끝이 나고 시스코는 탄탄한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시스코는 통신장비 분야에서 세계 1위 기업입니다. 단지 2000년의 주가가 지나치게 높았을 뿐이었습니다.

 


미래를 준비하는 엔비디아

 

시스코는 '인터넷 시대'에 필수적인 장비를 팔았고, 엔비디아는 'AI'시대에 필수적인 장비를 판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습니다. 단기간에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업이 된 점도 비슷한 것입니다. 물론 엔비디아가 과거 시스코보다 더 돈을 잘 벌고 있습니다. 장비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생태계까지 잘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다르기 때문입니다.

 

젠슨 황 CEO의 최근 태도를 보면, 엔비디아도 시스코의 사례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역사상 가장 잘 나가고 있는 시점인데도 황 CEO는 엔비디아가 언제든 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는 "생존을 보장할 수 있는 기업은 없다"라고 직원들에게 매일 강조한다고 합니다.

 

황 CEO는 거대 IT기업의 반도체 수요에 의존하는 구조를 바꾸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해요. 특히 소프트웨어 사업을 강화해서 AI반도체 수요가 감소하더라도 성장할 수 있도록 재질 개선에 나선 모습입니다. 지금은 너도나도  AI개발에 뛰어들고 있지만 이 시기를 지나면 금세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있어야 합니다. 현재 엔비디아 매출의 상당 부분은 AI 용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짓고 있는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의 거대 기업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AI가 생각보다 돈이 되지 않는다면 이런 막대한 투자를 대기업에서 계속적으로 하진 않겠죠?

 

이런 걱정을 하는 사람들이 계속 늘어나서 일까요? 엔비디아의 주가는 최근 들어 하락세를 보이며 주춤하는 분위기입니다. 지난 18일 이후 24일까지 주식시장이 열린 날을 기준으로 보았을 때 3일 간 12.8% 하락하며 시가총액 약 3조 달러가 무너졌습니다. 엔비디아의 절대가치가 너무 커진 상태라 그럴 수도 있어 보입니다. 이 기간에 줄어든 시가총액만 따져도 삼성전자 주식 전체의 합보다 큽니다.

 

엔비디아 신화는 계속될 것이라고 믿는 사람과 주가가 너무 올라서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과연 어느 쪽의 생각이 맞을지 저는 관망하며 계속 지켜볼 예정입니다. 여러분들은요?

728x90
반응형